성공하는 기업들은 항상 미래를 대비하며 경기불황도 무사히 넘길 수 있도록 남다른 준비를 한다. 국내 최대기업인 삼성은 2012년 1분기 영업이익 5조 8,500억 원으로 전 분기 대비 110% 성장하고 전년 동기 대비 약 2배 정도 성장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유럽발 금융위기로 인한 국제적 경제불황에 대해 문제의식을 가지고 전 그룹사에 위기경영체제 돌입을 선언했다. 병원도 경제상황을 피할 수 없다. 오히려 작은 경제 규모의 병원은 앞날에 대해 더욱 심각하게 고민하고 더욱 절실하게 해결책을 찾아야 한다. 하지만 진료가 바쁘고 전담 조직과 인력이 부족해서 충분히 고민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이제는 달라져야 한다. 병원은 과거 어느 때보다 빠르게 변하고 경쟁은 치열해지고 있다. 이제 생존은 모든 병원이 고민해야 하는 절체절명의 과제인 것이다.

생존전략은 ‘미래에 대한 문제의식을 가지고 무엇을 준비하고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된다. 병원 생존은 경쟁병원 대비 차별적 우위를 확보하고 고객이 병원을 선택할 때 가능한 것이다. 약육강식의 동물세계에서 약자들이 어떻게 살아남는지 그들의 생존방식과 생명력을 잘 살펴보면 뭐든 하나 천적보다 뛰어난 능력을 갖고 있다. 천적보다 더 빨리 뛰거나, 높이 오를 수 있거나, 깊이 구멍을 팔 수 있는 등 그들만의 생존방법이 있다. 병원 생존도 특기라 할 수 있는 탁월한 장점이 있어야 가능하다. 생존을 넘어서 경쟁우위를 확보하는 것은 결국 경쟁자보다 더 잘해서 이기는 것이며 고객의 선택을 받고 신뢰를 지키는 것이다.

우리 병원의 생존전략은 우리의 사업환경을 고려한 환경 분석 결과에 기반하여 전략 방향을 수립해야 한다. 우리 병원의 독특한 환경과 직면한 문제를 정의하고 국내외 외부 성공사례를 연구해야 하며 우리 병원이 나아가야 할 기본적 전략 방향을 설정해야 한다. 삼성서울병원의 전략 방향은 ‘단기적으로 내부역량을 강화하고 성장의 발판을 준비하고 해외 사업 및 다각화로 확대한다’이다. 전략 방향은 단순하면서도 병원의 나아갈 방향을 명확히 제시하고 있다. 현재 내재역량을 강화해서 내실을 다지고 충실히 준비가 되면 관련 의료사업과 해외진출 그리고 사업 다각화를 추진하겠다는 전략 방향을 제시하고 있다. 이 전략 방향을 강북에 위치한 비슷한 규모의 경쟁병원이 적용한다 해도 병원의 현황과 내부역량이 다르기 때문에 전략적인 의미를 가질 수 없다. 그러나 현실적으로 많은 중소형병원들은 경쟁병원의 전략을 본뜨거나 비판적 관점 없이 차용하는 오류를 범하고 있다.

예를 들어, 손흥민이나 추신수 같은 훌륭한 프로선수가 되기를 희망하는 초등학교 아이가 달리기에 뛰어난 소질을 보이고 있다. 이 아이를 어떻게 육성하면 훌륭한 프로선수가 될 수 있을까?

우선 아이의 달리기 역량이 어느 정도로 뛰어난지를 측정•평가하고, 축구와 야구 중 무엇이 달리기가 핵심역량인 종목인지 판단하고, 유사한 성공과 실패사례 분석을 통해 아이의 성공 가능성을 판단할 수 있다. 이를 근거로 아이의 성장 방향과 맞는 스포츠 종목을 선정할 수 있다. 즉 전략 방향을 축구로 잡았다면, 현재 핵심역량인 달리기 실력은 꾸준히 성장시키면서 축구가 요구하는 게임의 룰, 드리블, 킥, 헤딩 기술을 가르쳐서 훌륭한 축구선수가 될 수 있도록 자원을 집중하는 것이다.

병원의 전략 방향은 현황에 대한 면밀한 분석과 깊은 통찰력 그리고 선진병원 사례연구를 통해 수립해야 한다. 전략 방향은 현재 병원의 역량을 감안한 실행 가능한 수준이어야 하며 만약 현재 경쟁력 있는 특기가 없다면 우리 병원의 전략적 방향은 경쟁력이 될 수 있는 특기를 만들어서 우선 생존력을 확보하는데 집중해야 한다. 전략은 기업 전략과 부문 전략으로 구분한다. 기업 전략은 병원 전체의 전략이고 부문 전략은 각 단위 사업 전략이다. 7개 진료과를 개설 운영하고 있는 350병상 규모 종합병원의 전략은 전체 병원 관점의 기업 전략과 각 진료과별 부문 전략인 사업 전략으로 구분할 수 있다. 진료과별 시장 내 경쟁자와 고객이 다르다면 부문 전략은 차별화되어야 하며 동일한 부문 전략을 수립해서 적용하기엔 문제가 있기 때문이다.

l  병원 현재 역량과 전략 방향성은 적합성이 높아야 성공한다.

l  병원 전체 전략과 부문 전략간 방향성은 일관성이 있어야 한다.

메이요 클리닉(Mayo Clinic)는 수년간 미국 내 병원 평가 1위로 미네소타, 플로리다, 애리조나 3개주에 의료기관을 운영하고 있다. 매년 50만 명 이상의 환자를 진료하며 특히 협진 시스템의 탁월한 경쟁력으로 유명하다. 환자 질환 관련 진료과 의사들이 함께 모여 협의하고 효과적인 진료방법을 결정하는 방식으로 메이요 클리닉의 협진의 우수성은 체계화된 프로세스에서 찾을 수 있다. 환자 진료를 담당의사가 관련 진료과 의사들과 협진이 필요하다고 판단하는 경우 타 진료과 의사들을 소집하고 이들이 모여 소견을 밝히고 협의를 통해 위험요소와 성공요소를 충분히 협의한 후 비로소 치료 및 수술방법을 최종 결정하는 환자 중심의 진료 서비스를 체제를 갖고 있다. 메이요 협진 시스템은 진료과 중심이 아닌 장기(위, 간, 대장, 순환기 등) 중심으로 순환기 의사가 내과진료보다는 흉부외과 의사와 일을 더 많이 하는 구조이다. 국내 대학병원을 중심으로 메이요 클리닉의 협진 서비스 사례를 연구하고 있으며 국내에 도입하기 위해 준비를 서두르고 있다. 국내 대형병원의 진료방식과의 확연한 차이를 보이는 환자 중심의 협진 시스템을 최초로 도입하는 병원은 타 병원들과의 차별화로 명확한 성공의 입지를 확보할 것이다.

병원이 기본적으로 펼칠 수 있는 세가지 전략은 1. 차별화 전략 2. 원가 우위 전략 3. 집중화 전략이다. 첫 번째 차별화 전략은 진료 서비스와 시설/장비를 통해 만들 수 있다 예를 들어 건강검진 프로그램을 타 병원의 검진과 차별화하고 고급화해서 높은 가격임에도 불구하고 예방 진단의 정확성을 높인다면 건강검진 관여도가 높은 고객 유치는 가능할 수 있는 것이다. 상급종합병원을 중심으로 해외 성공사례인 앤더슨 암 센터 모델을 연구하고 있다. 한국인 주요 사망질환인 암의 예방, 진단, 치료, 재활의 전 과정을 전담하는 암 센터를 다투어 개원 중이다. 기존 국립병원의 암 센터와 차별화되는 양성자치료기 등 최선 설비를 구축하고 암 질환 관련 진료과 의사의 협진 시스템 구동을 위해 의료진을 해외 파견하는 연수 프로그램 등 많은 투자하고 있다. 차별화 전략은 선구자만 의미가 있는 ‘First takes all’이란 시장 선점이 가장 중요한 것이다. 남들이 다하는 것은 우리 병원의 차별화 전략일수 없다. 

두 번째 원가 우위 전략은 규모의 경제를 통해 원가를 낮춰서 만들 수 있다 100개 지점을 보유하고 있는 UD치과는 공동구매 형태로 임플란트 구매원가를 낮추고 시술가격을 낮출 수 있어 박리다매 방식으로 병원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그러나 비영리 의료사업의 특수성과 공단수가 등 정책적인 제한적 요소가 많기 때문에 원가 우위 전략은 제한적일 수 있다.

세 번째 집중화 전략은 전체시장이 아닌 특정 진료와 지역 등 틈새시장에 병원의 한정된 자원을 집중하는 중소 전문병원의 전략으로 척추관절과 여성병원이 집중화 전략의 대표적 사례이다. 국내병원의 의료 수준이 향상되면서 글로벌 의료 표준인증인 JCI 획득에 많은 병원들이 나서고 있다. 해외 수진자는 병원 수입에 큰 도움이 되며 국내병원의 높은 의료 수준과 저렴한 의료비로 해외 수진자의 규모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태국의 유명 병원인 범릉랏과 싱가포르의 엘리자베스병원 등 동남아 국가가 해외 의료관광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이들 병원은 중동, 미국, 유럽, 러시아로부터 많은 해외 환자를 성공적으로 유치하고 있다. 해외 수진자가 몰리는 이유는 자국 의료 서비스 대비 낮은 의료비와 수준 있는 의료 서비스에 있다. 이들 병원의 의료 수준은 선진국 대형병원들보다도 훨씬 우수하다. 세계적인 최우수 병원상을 수상하기도 한 권위 있는 병원들이다. 이들 병원은 의료와 관광을 접목해서 운영되고 있으며, 관광 후 병원을 찾는 상품이다. 한국관광공사는 2012년 세계 의료관광 시장 규모는 120조에 이를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최근에는 두바이를 중심으로 한 중동 국가와 한국을 중심으로 한 동북아 국가가 세계 의료관광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노벨 경제학상 수상자인 해리 M 마코위츠는 분산 투자를 통해 위험을 최소화하라는 ‘달걀을 한 바구니에 담지 마라(Don’t put your eggs in one basket)’는 명언을 남겼다. 주식, 채권, 금융상품 투자의 원칙이 된 ‘포트폴리오’는 기업뿐 아니라 병원 사업의 안전성과 성장성 측면에서 적용되는 사업 전략의 원칙이다.

신뢰받는 글로벌 경영전략 자문회사인 보스톤 컨설팅은 BCG 매트릭스(Boston Consulting Group Matrix)를 만들어서 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를 분석하고 사업 투자 및 퇴출을 결정하는 기준으로 사용한다. 즉 투자와 수입 두 가지 관점에서 사업의 투자와 퇴출을 결정한다. 캐쉬카우는 시장점유율이 높고 시장성장율이 낮은 안정적 수익 사업으로 추가적인 투자는 적고 현금 수입이 지속적으로 발생하는 기업의 대들보 사업이다. 기업은 캐쉬카우 사업을 통해 확보한 자금을 퀘스천마크(문제아라고도 함)에 투자한다. 문제아는 제품 수명주기상 도입기 시장으로 시장진입 초기의 고위험 고투자 사업 특성을 갖고 있다. 사업을 육성할지 종료할지에 대한 명확한 판단이 필요한 문제 사업이다. 스타는 미래에 캐쉬카우가 될 후보 사업으로 현재는 시장성장률이 높은 제품 수명주기상 성장기 시장으로 지속적인 투자로 현금 수입이 낮으나 향후 성숙기에 도달하면 기업 내 캐쉬카우인 기둥 사업이 되는 유망 사업이다. Dog는 쇠퇴기 단계의 퇴출대상 사업으로 투자와 수입 모두 낮은 사업으로 유지의 의미가 낮은 사업이다.